<예금주명의신탁과 사해행위취소, 원상회복범위>

 

1. 부부간 또는 부모와 자식간에 예금계좌로 돈을 송금한 경우 사해행위가 문제되는 경우가 있다. 통상적으로 부부간에 돈을 송금한 경우 법적인 쟁점은 증여 또는 명의신탁, 채권자취소, 채권자대위권, 제척기간이 문제된다.

 

2. 소를 제기한 원고 입장에서 증여를 주장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부부간, 부자지간에 증여라는 것을 입증하기가 매우 곤란한 경우가 많다. 그 이유는 대법원 2012. 7. 26. 선고 201230861 판결에 의하여 손쉽게 증여가 인정되지 않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의 예금계좌에 금전을 이체하는 등으로 송금하는 경우 그 송금은 다양한 법적 원인에 기하여 행하여질 수 있는 것으로서, 과세 당국 등의 추적을 피하기 위하여 일정한 인적 관계에 있는 사람이 그 소유의 금전을 자신의 예금계좌로 송금한다는 사실을 알면서 그에게 자신의 예금계좌로 송금할 것을 승낙 또는 양해하였다거나 그러한 목적으로 자신의 예금계좌를 사실상 지배하도록 용인하였다는 것만으로는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객관적으로 송금인과 계좌명의인 사이에 그 송금액을 계좌명의인에게 위와 같이 무상 공여한다는 의사의 합치가 있었다고 추단된다고 쉽사리 말할 수 없다. 금융실명제 아래에서 실명확인절차를 거쳐 개설된 예금계좌의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명의인이 예금계약의 당사자로서 예금반환청구권을 가진다고 하여도, 이는 그 계좌가 개설된 금융기관에 대한 관계에 관한 것이므로 그 점을 들어 곧바로 송금인과 계좌명의인 사이의 법률관계를 달리 볼 것이 아니다(대법원 2012. 7. 26. 선고 201230861 판결)

 

3. 그 다음으로 소를 제기한 원고가 주장할 수 있는 것은 사해행위나 채권자대위권을 주장하여 예금주명의신탁 및 취소, 해지를 주장하는 방법이다. 예금주명의신탁은 증여보다는 소를 제기한 원고가 입증하기가 쉽고, 재판부에서도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예금주명의신탁관계는 인정하는 입장이다.

 

명의수탁자는 명의신탁자와의 관계에서 상대방과의 계약으로 취득한 권리를 명의신탁자에게 이전하여 줄 의무를 지고, 출연자와 예금주인 명의인 사이에 예금주 명의신탁계약이 체결된 경우 명의인은 출연자의 요구가 있을 때에는 금융기관에 대한 예금반환채권을 출연자에게 양도할 의무가 있으므로, 예금주 명의신탁계약이 사해행위에 해당하여 취소될 경우 취소에 따른 원상회복은 명의인이 예금계좌에서 예금을 인출하여 사용하였거나 예금계좌를 해지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명의인에 대하여 금융기관에 대한 예금채권을 출연자에게 양도하고 아울러 금융기관에 대하여 양도통지를 할 것을 명하는 방법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4212438 판결).

 

금융실명거래및비밀보장에관한긴급재정명령(1993. 8. 12. 대통령긴급재정경제명령 제16, 1997. 12. 31. 법률 제5493호 금융실명거래및비밀보장에관한법률로 대체) 시행 이후 예금주 명의를 신탁한 경우, 명의수탁자는 명의신탁자와의 관계에 있어서 상대방과의 계약에 의하여 취득한 권리를 명의신탁자에게 이전하여 줄 의무를 지는 것이고, 위 명령 제3조 제3항은 단속규정일 뿐 효력규정이 아니라는 점에 비추어 볼 때, 출연자와 예금주인 명의인 사이의 명의신탁약정상 명의인은 출연자의 요구가 있을 경우에는 금융기관에 대한 예금반환채권을 출연자에게 양도할 의무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어서 출연자는 명의신탁을 해지하면서 명의인에 대하여 금융기관에 대한 예금채권의 양도를 청구하고 아울러 금융기관에 대한 양도통지를 할 것을 청구할 수 있다. 명의신탁관계는 반드시 신탁자와 수탁자 간의 명시적 계약에 의하여서만 성립되는 것이 아니라 묵시적 합의에 의하여서도 성립될 수 있다(대법원 2001. 1. 5. 선고 200049091 판결).

 

4. 예금명의신탁에 해당하여 사해행위인 경우에는 취소가 되어야 하고 원상회복방법은 명의인이 예금계좌에서 예금을 인출하여 사용하였거나 예금계좌를 해지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명의인에 대하여 금융기관에 대한 예금채권을 출연자에게 양도하고 아울러 금융기관에 대하여 양도통지를 할 것을 명하는 방법으로 이루어진다.

 

실무상 소를 제기한 원고와 예금채권 양도통지를 하여야 하는 피고 사이에는 송금된 돈이 어떤 용도로 사용되었는지가 중요한 쟁점이고, 이에 관한 집중적인 변론이 이루어져야 한다.

 

원고의 입장에서 송금행위가 사해행위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명의자가 아닌 송금자가 이를 모두 사용한 경우에는 실제로 양수받아 금융기관에 청구할 돈이 없기 때문이므로 명의자가 돈을 모두 사용하였다는 점을 입증하여야 한다. 피고 입장에서는 송금행위가 사해행위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출연자(송금자)가 모두 사용하였다는 점을 입증한 경우에는 실제로 반환하여야 할 돈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5. 실제로 실무에서는 출연자(송금자)가 실질적으로 돈을 관리, 사용하였고, 명의자가 사용한 돈이 없다고 하여 형식적으로는 송금행위가 예금명의신탁에 해당하여 취소되었으나, 원상회복으로는 거의 돈을 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게 된다.

 

6. 소송을 진행하는 대리인의 변론에 따라 달라지겠으나, 증여는 청구기각, 예금주명의신탁계약은 취소 및 예금반환채권통지 인용의 결론이 날 가능성이 많고, 반환채권은 사실심변론종결당시 통장잔고에 한정되는 것인지 아니면 송금된 금액 전부인지는 출연자가 송금된 돈을 사용하였는지 여부를 누가 어떻게 입증하는가에 따라 달라지게 된다(예금보험공사와 2건의 예금주명의신탁, 사해행위취소의 소를 제기하여 각 일부 승소판결을 받았는데 1건은 거의 전부 승소, 1건은 금액상 10분의 9 정도 승소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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