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방변호사회 변호사들 동호회 중 축구를 좋아하는 변호사들의 모임인 저스티스 축구팀이 있습니다

 

저스티스 축구팀은 2000년에 창단되었는데, 저는 2003년도에 가입하여 몇 년전 까지 제법 왕성하게 활동했습니다. 저스티스 팀은 전국변호사회 축구대회에서 3, 4위까지 입상도 한 저력이 있는 팀이고, 저도 전국변호사회 축구대회에서 몇 번 골을 넣기도 했습니다.

 

축구와 풋살 경기가 주로 대구에서 개최되어 구미에 주사무소가 있는 저로서는 대구까지 이동하기에는 제법 시간이 걸려 자주 가지 못했습니다. 그러다보니 몇 년 전부터는 저스티스 축구팀 휴회를 했습니다.

 

최근 구미 김천지역에 젊은 변호사들 숫자가 제법 많아져 올해 구미, 김천변호사들 위주로 축구팀 로맨스를 창단해서 화합과 소통을 하고 있습니다.

 

오늘 저녁 대구지방변호사회 저스티스 축구팀과 풋살 경기를 하러 갑니다. 제가 저스티스 팀 선수가 아니라 로맨스 팀 선수로 풋살 경기를 하게 되어 흡사 친정팀에서 다른 팀으로 이적해서 친정팀을 상대로 경기를 하러 가는 기분입니다.

 

제가 2004년도 대구지방변호사회 회지 형평과 정의에 저스티스 팀을 소개한 글이 있는데, 다시 읽어보니 그때 그 시절이 좋았던 것 같습니다. 그때 전성기를 누리던 변호사님들은 이제 거의 축구선수로서는 은퇴수준입니다. 대구 저스티스 축구팀이 다시 한번 도약해서 이전처럼 법원 바로미팀, 방송국팀, 검찰팀과 경기를 하는 날을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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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스티스(변호사 축구팀)를 소개하며

 

                                                      변호사 / 김판묵

 

 

1. 운동편력

 

필자는 운동을 좋아한다. 주위 사람으로부터 동안(童顔)이라는 소리를 많이 듣는데 유전적인 특성을 제외하면 운동 덕분이 아닌가 싶다. 필자는 운동 중에서도 특히 별다른 도구 없이, 아무런 장소에서, 인원에 그리 제약받지 않고 손쉽게 할 수 있는 운동을 좋아한다. 가령 농구, 배드민턴, 축구, 달리기, 등산 등.(축구는 22명이 있어야 정식경기를 할 수 있지만, 10명 정도만 있어도 미니게임은 가능하다.)

 

운동을 시작하면 운동자체에 몰입하여 앞뒤를 가리지 않는다. 한마디로 죽기살기로 운동을 한다. 축구를 하면 축구공과 골대만을 쳐다보고, 농구를 하면 농구공과 골대만을 쳐다보며 운동을 한다. 그러다 보니 본의 아니게 상대편 선수가 다치는 돌발사고가 발생하기도 한다.

필자는 웬만큼 다쳐도 운동장에 주저앉아 있는 법이 없다. 공에 맞아 코피가 나도 개의치 않고 그대로 운동을 한다. 공이 운동장을 굴러가고 있는 한 필자의 다리 또한 운동장에 붙어 있지를 않는다.

 

등산을 하면 오직 산봉우리만 쳐다보고 돌격한다. 등산의 묘미는 산세가 웅장하면 웅장한 대로, 섬세하면 섬세한 대로 산이 가지고 있는 산세를 즐기며 산을 오르는데 있지만, 필자에게 있어 등산은 정복의 대상이다.(아마도 필자의 이런 습성은 강원도 전방 부대에서 3년 가까이 산을 오르내리며 군 생활을 하는 과정에서 생긴 것 같다.)

필자가 대학교를 다닐 때 친구들과 함께 지리산 종주를 몇 차례 한 적이 있다. 함께 등산을 한 다른 친구들은 산이 어디 도망가겠느냐는 심정으로 천천히 산을 오르며 마냥 세월이었다. 성질이 급한 필자는 친구들과 도저히 보조를 맞출 수 없어 목적지에 혼자 냅다 달려가 여정을 풀고 음식을 준비하며 뒤늦은 친구들을 맞이하곤 했었다. 이렇게 성질 급한 필자를 두고 친구들은 등산용 필수품이란 별명을 붙여 주기도 하였다. 하여간 필자에게 있어 운동은 운동이 아니라 전투다, 전투.

 

운동에 있어 필자의 단순, 과격함이 여실히 드러나는 사건이 있는데 소개하면 이렇다. 필자가 학교 고시원에서 한창 사법시험을 준비하고 있을 때의 일이다. 아마도 초가을인 것으로 기억한다. 저녁식사 후 공부를 시작하기 전에 가볍게 농구 한게임을 하려고 한 것이 그만 후배의 이가 부러지고 필자의 왼쪽 팔꿈치에 3~4바늘을 꿰매는 사고가 발생하고 만 것이었다. 그날도 필자는 늘 그래왔듯이 상대편 선수는 전혀 고려하지 않고 리바운드되어 나온 공만 바라보고 손을 내밀었다가 필자의 팔꿈치가 후배의 얼굴에 부딪히게 된 것이었다. 사고가 나는 순간 필자의 팔꿈치에는 뼈가 허옇게 보였고, 후배의 입에는 피가 흥건했었다. 필자는 퉁퉁 부은 팔로 며칠 지냈고, 후배는 이를 새로 해 넣는 것으로 그 사건은 일단락되었지만, 지금도 그 순간을 생각하면 소름이 끼친다.(그 후배는 현재 대구지방법원 판사로 부임해 있다. 필자와 운동을 하다가 부딪혀 다치면 사법시험에 꼭 합격한다는 전설이 있었는데, 위 후배를 비롯한 몇 명의 선후배가 사법시험에 합격하여 그러한 전설을 뒷받침하고 있다.)

 

위 사건 외에도 농구를 하다가 후배의 아랫니가 아랫입술을 관통하는 사건이 발생하였는데 다행히 이가 부러지지 않아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아랫니가 아랫입술을 관통했으니 그 모습을 본 사람들은 경악을 금치 못하였지만, 필자는 이미 이도 부러지는 경험을 한 터라 담담했었다.)

 

축구를 하면서 필자와 부딪히는 것은 금물이다. 필자는 깡마른 체구에 상체보다 하체가 짧아 볼을 섬세하게 다루지 못하여 본의아니게 상대편과 자주 부딪힌다. 게다가 필자의 뼈는 소위 통뼈, 얼마나 단단한지 부딪혔다 하면 상대방이 먼저 쓰러지기 십상이다. 필자와 운동을 같이 해본 사람들은 공을 잡고 드리블을 잘해 오다가도 필자가 앞을 가로막으면 가급적 부딪히지 않으려고 재빨리 패스를 하고 사라진다. 그러한 영문을 모르는 사람들은 필자와 한판 붙다가(?) 멍이 들고 난 후에야 조심을 하게 된다. 공을 다루는 필자의 몸놀림이 좀 어눌하기는 하지만 필자는 고의로 반칙을 하지는 않는다. 운동장에서 필자의 반칙으로 휘슬이 불려지는 경우는 거의 없다.

 

2. 저스티스 변호사 축구팀

 

필자가 서두에서 장황하게 필자의 운동편력을 늘어놓은 것은 다름아닌 변호사들의 축구팀인 저스티스를 소개함에 있다. 필자는 작년에 처음 저스티스 팀에 회원으로 가입한 후 대구지방변호사회 회보에 매회 정기전의 내용을 간략히 소개하고 있는데 이번 기회에 회원들에게 저스티스팀을 좀더 알리고자 한다. 필자가 변호사 업무를 하면서 누리고 있는 즐거움 중의 하나가 매달 1번씩 잔디구장에서 마음껏 축구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2002년 월드컵 경기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축구에 열광하고 있지만, 우리나라 잔디축구장의 사정은 사람들의 그와 같은 열광에 부응하지를 못하여 개인적으로 안타깝게 생각한다. 다행히 필자는 저스티스 변호사 축구팀에 가입하여 1년에 9회 정도 판사들로 구성된 법원 바로미 팀, KBS 방송국 직원 축구팀과 잔디구장에서 정기전을 가지며 2002년 월드컵 4강 진출의 감동을 여전히 느끼고 있다.

 

잔디구장은 주로 월드컵 축구경기장 보조구장인 고산 정수장 축구장이 이용되는데 가끔 청도 공설잔디구장이 이용되기도 한다. 정기전은 검찰팀도 드물게 참가하지만 대부분 저스티스 팀, 바로미 팀, KBS 방송국 직원, 3팀 간의 경기로 진행된다. 3팀은 전·후반 각 20분 정도를 번갈아가면서 시합을 하는데, 3팀 모두 80분 정도의 경기를 하게 된다.(연세가 있으신 분은 다소 힘이 들 수도 있겠지만, 필자로서는 평소에 못다한 운동을 해소하는 정도이다.) 각 팀은 경기를 하면서 친목 도모와 건강에 중점을 두어 경기 결과에 연연하지 않는다고는 말하지만, 내심 우승하기 위하여 최선을 다하고, 큰 점수차이로 지면 오기가 발동하기도 한다.

 

경기를 마친 후 저스티스 팀, 법원 바로미 팀, KBS 방송국 직원들이 함께 사우나를 하러 가 서로의 적나라한 모습을 확인하는 과정도 가진다. 20여 명의 변호사, 판사, 방송국 직원들이 벌거벗은 몸으로 떼지어 사우나 장을 이리저리 활보하는 모습을 상상하면 웃음이 절로 나온다.

 

변호사라는 직업으로 업무상 만나는 만남보다 스스로가 좋아서 만나는 축구모임은 늘 필자의 기분을 좋게 한다. 축구장에서 유니폼으로 갈아입으면서 격의없이, 스스럼없이 주고받는 인사는 더 정겹고, 더 인간적이다. 축구경기를 하면서 서로 몸을 부딪히고 넘어지더라도 부상을 염려하기보다는 같은 동료라는 의식에 애써 몸싸움을 피하지 않는다. 저녁 회식자리에서 각 팀은 저마다 그날 있었던 축구경기내용에 대한 평가를 하는데, 그때 한 평가내용들은 후일담으로 두고두고 또 다른 즐거움이 된다.(예를 들자면, 4월 정기전에서 법원 바로미 팀이 KBS 방송국 직원팀에게 4 : 0으로 패하였는데, 그날 저녁 회식자리에서 바로미 팀 이윤직 회원은 각 팀의 실력 평준화를 위하여 40대 몇 명, 안경착용 회원 몇 명을 정하여 반드시 출전시켜야 한다는 옵션을 제기하여 한바탕 웃음을 자아내었고, 그 이후 필자는 개인적으로 안경착용 선수가 몇 명 출전하는가 관심을 두기도 했었다.)

 

필자는 저스티스 회원으로 가입한 지 2년밖에 되지 않아 저스티스 팀이 창단된 내력이나 저스티스 축구단의 다른 자랑거리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저스티스 팀의 자랑거리 중 하나는 일본 히로시마변호사회와 축구경기 교류전에서 단 한번도 패하지 않은 일이라고 한다.

 

필자가 저스티스에 처음 가입했을 때의 포지션은 수비였는데, 필자가 들짐승처럼 운동장을 누비고 다닌다는 것을 확인한 저스티스 팀은 필자의 포지션을 공격형 미드필드로 과감하게 승격시켰고, 그 덕분에 필자는 잔디구장 전체를 뛰어다니는 혜택을 누리고 있다. 그러나, 필자의 최대관심은 포지션이 아니라 운동장에서 공을 따라다니며 경기시간내내 잔디구장을 뛰어다니는 재미에 있다. 필자가 누리고 있는 즐거움이 과연 사실일까 하는 의심이 드는 회원들이 있다면 주저하지 말고 그 사실을 확인해 보시기를 바란다.

현재 저스티스 팀은 변호사 30여 명으로 구성되어 있고, 단장 권준호 회원, 총무 설창환 회원, 감독 변병주, 코치 김종대 변호사 사무실 사무장, 주무 권기룡 변호사회 계장이 맡고 있다.

 

20049월 정기전 소식

 

저스티스 축구단(단장 권준호)20049414 : 00 고산 정수장 축구장에서 법원 바로미 팀, KBS 직원 축구단과 9월 정기전을 치른 후 저녁만찬을 가졌다.

8월 한달 동안 경기가 없었고, 회원들에게 바쁜 일정이 있었는지 저스티스 팀과 바로미 팀은 많은 회원들이 참석하지 않았다. 따라서 7월 정기전에 이어 9월 정기전에 있어서도 저스티스 팀과 바로미 팀은 단일팀으로 구성하여 KBS 방송국 직원 축구팀과 경기를 가지게 되었다. 7월 정기전에서는 저스티스 팀과 바로미 팀의 호흡이 맞지 않아 KBS 방송국 직원팀과 2 : 2로 승부를 가리지 못하였으나, 9월 정기전에는 저스티스 팀과 바로미 팀이 완벽한 조직력과 호흡으로 5 : 2로 이겼다. 이날 저스티스 팀의 회원인 설창환 회원이 2골을, 권준호 단장이 바로미 팀이 얻어낸 페널티킥을 찬스로 성공시켜 9월 정기전의 승리에 기여했다.

10월 정기전에서는 더 많은 회원들이 참여하여 정기전이 활성화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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